핫도그 (반려동물이 보는 세상)
그림책 속 강아지가 정말 더운 여름날을 견디는 걸까요, 아니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반려동물의 고통을 대변하는 걸까요? 더그 살라티의 <핫도그>는 제목부터 우리가 흔히 아는 음식이 아니라 '뜨거운 개'라는 의미로, 여름 대도시 아스팔트 위를 걷는 강아지의 시선을 담은 작품입니다. 저 역시 본가에서 키우던 강아지 행복이를 떠올리며 이 책을 읽었는데, 동물도 우리처럼 감정과 기억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칼데콧 메달을 받은 포스트모던 그림책의 특징
<핫도그>는 2022년 출간 이후 2023년 칼데콧 메달(Caldecott Medal)과 에즈라 잭 키츠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품입니다. 여기서 칼데콧 메달이란 미국도서관협회가 매년 가장 뛰어난 그림책 삽화가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아동문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입니다(출처: 미국도서관협회). 작가 더그 살라티는 초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권위 있는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그림책이 특별한 이유는 포스트모던 그림책(Postmodern Picture Book)의 형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스트모던 그림책이란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벗어나 자유로운 화면 분할, 독특한 레이아웃, 패러디 등의 기법을 활용하여 독자에게 능동적인 해석을 요구하는 그림책을 말합니다. <핫도그>는 겉싸개와 표지 그림이 서로 다르게 구성되어 있고, 면지(속지)에서 강아지가 기지개를 켜며 일어나는 장면으로 시작해 마지막 면지에서는 잠드는 모습으로 끝나며 하루의 순환을 보여줍니다. 제목 자체도 음식 '핫도그'를 패러디하여 '뜨거운 개'라는 의미로 재해석한 점이 독특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예쁜 그림책이 아니라, 강아지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여름날 산책이 반려동물에게는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교육적 가치가 크다고 봅니다.
반려동물의 시선으로 본 여름날의 고통과 행복
<핫도그> 속 강아지는 한여름 대도시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걸으며 고통을 느낍니다. 사람보다 지면과 가까운 강아지는 콘크리트에서 올라오는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너무 가까워, 너무 시끄러워, 너무 득시글거려"라는 글귀가 점점 커지면서 강아지의 스트레스가 시각적으로 표현됩니다. 결국 강아지는 횡단보도 한가운데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주인은 강아지와 아이 콘택트를 통해 소통한 뒤 택시, 기차, 배를 갈아타며 바닷가로 향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행의 진행 방향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계속 이어지는데, 이는 환상이 아닌 실제 여정임을 나타내는 시각적 장치입니다. 바닷가에 도착한 강아지는 "딱 트인 하늘, 짭조름한 바람"을 느끼며 신나게 뛰어놀고, 모래를 파다가 물개를 만나 놀라기도 합니다. 다시 도시로 돌아온 뒤에도 강아지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수박과 프레첼을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바다에서의 꿈을 꾸며 깊은 잠에 빠집니다.
저도 본가에서 키우던 강아지 행복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집수리 중 행복이가 실수로 밖에 나가게 되었고, 저희 가족은 급히 뛰쳐나가 찾아봤지만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울면서 찾아 나섰는데 하필 비까지 내려서 더 이상 찾는 것을 포기하고 경찰서에 신고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밤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는 행복이 때문에 집안 식구들 표정이 무척 어두웠고, 저는 동물보호단체에 글도 올리고 마지막으로 미아견 카테고리를 방문했는데 그 녀석 사진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사고를 당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글을 보고 너무 당황했지만, 그래도 살아있고 찾았다는 안도감에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찾으러 가서 데려왔습니다. 그때 행복이가 저를 보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게다가 다치기까지 했으니 무척 힘들었을 것입니다.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데려와 방문을 열었더니 그녀석이 안도하는 눈빛으로 방안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온 식구가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핫도그> 속 강아지가 바다로 떠나는 여정과 제 경험이 겹쳐지면서, 반려동물도 우리처럼 감정을 느끼고 기억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강아지들은 본능만 가진 동물이 아니라, 우리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에 반응하는 존재입니다. 저희 행복이도 제가 많이 아끼는 것을 알았는지 저를 많이 따르고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벌써 10년이 넘게 키우고 있는데, 건강하게 오래도록 우리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예쁜 이야기가 아니라,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산책이 반려동물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그들의 감정을 어떻게 읽어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강아지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 제공
- 반려동물도 감정과 기억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함
- 주인과 반려동물 간의 소통과 교감의 중요성 강조
<핫도그>를 읽으며 저는 제가 키우던 행복이가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는지 떠올렸고, 이제는 정말 이름처럼 가족들의 행복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어머니도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우리 곁의 작은 생명이 느끼는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livewiki.com/ko/content/hotdog-postmodern-pictur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