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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는 법 (심리적 장벽, 경제적 성공, 말의 힘)

sudajjeongea 2026. 3. 10. 00:20

흙수저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해야 할까요? 저도 20대 시절 서울에서 밑바닥 생활을 하면서 매일 이 질문과 싸웠습니다. 1년, 2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신념이 무너지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 시각장애인 안마사의 아들이 2천만 원으로 480억 사업체를 일군 사례를 접하면서, 제 과거의 방황이 단순히 환경 탓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024년 기준 국내 자영업자 수는 약 550만 명에 달하지만(출처: 통계청), 실제로 성공 궤도에 오르는 비율은 10% 미만입니다. 그렇다면 이 10%는 무엇이 달랐을까요?

현실의 벽이 아니라 마음의 벽

시각장애인 부모님과 대가족 10명이 단칸방에 살던 극빈층 가정에서 자란 한 강연자의 이야기를 보면, 객관적 환경은 분명 최악이었습니다. 아버지는 6.25 전쟁 중 시력을 잃고 안마사로 생계를 이었고, 땔감으로 쓸 나무 궤짝을 주워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족은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고, 결국 아버지는 파주에 교회를 세웠으며 신도시 개발로 경제적 부유함까지 얻게 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제20대를 돌아봤습니다. 서울에서 제가 겪었던 어려움은 사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렇게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매일 술을 마시고 늦잠을 자며 시간을 허비했던 이유는, 환경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제 안에 쌓인 '마음의 벽' 때문이었습니다.

 

ROE(자기 자본이익률)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주주의 자본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수치인데요. 개인의 삶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자원(시간, 건강, 인간관계)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성장하고 있는가를 따져보는 겁니다. 제 경우 서울 생활 당시 ROE가 거의 마이너스였습니다. 가진 자원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소진만 시키고 있었으니까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학습된 무기력이란 반복된 실패 경험으로 인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믿게 되어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는 심리 상태를 의미합니다. 저는 정확히 이 상태에 빠져 있었고, 그게 제가 만든 가장 큰 장벽이었습니다.

람상에서 시작된 480억 사업가의 여정

강연자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의 안마업이 점차 쇠퇴하는 걸 보며 극심한 방황을 겪었습니다. 불량 친구들과 어울렸고, 아버지는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다시 각성했고, 17세에 사업가의 꿈을 품었습니다. 이때 그가 정한 회사명이 '기업신신(KYSS)'인데, 이는 아버지의 안마원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뿌리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람상(濫觴)'이라는 한자어가 있습니다. 이는 작은 시냇물이 큰 강의 시작이라는 뜻으로, 보잘것없는 시작이 거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17이라는 숫자를 회사명에 사용하고 영어 이름으로 요셉(Joseph)을 쓰며 자신의 꿈을 잊지 않기 위한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2001년 그는 2천만 원의 종잣돈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EBS와 공동 사업 계약을 따냈습니다. 강남, 분당, 송파에 고급 어린이 영어 학원을 설립했고, 대기업과 협력하며 국내 최대 국제교육센터 사업자로 성장했습니다. 숫자로 보면 2천만 원이 480억으로, 즉 2,400배 성장한 셈입니다.

 

제가 주목한 건 그의 재수 시절입니다. 3개월 만에 학원 1등을 차지했다는 대목에서, 저는 제 고향 복귀 후의 모습과 겹쳐봤습니다. 저도 서울에서의 방황을 끝내고 고향에 돌아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제대로 된 성과를 냈던 기억이 납니다. 환경을 바꾸는 게 아니라 마음가짐을 바꾸니 3개월이면 충분했던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가 ROTC 장교로 복무하며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고, 부모님 역시 밤에는 안마를 하고 낮에는 신학 공부를 하며 목회자의 꿈을 키웠다는 점입니다. 가족 전체가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시스템이 작동했고, 이것이 경제적 성공으로 이어진 겁니다.

세망신경계와 말의 창조력

강연자는 뇌과학의 '세망신경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 이론을 들어 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세망신경계란 뇌간에 위치한 신경망으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주목하는 정보를 선택하고 걸러내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하는 말이 뇌에 영향을 미쳐 그와 관련된 정보와 조건을 찾게 만드는 시스템입니다.

 

감사하는 말을 하면 뇌는 감사할 조건을 찾고, 불평하는 말을 하면 불평할 조건을 찾는다는 겁니다. 이는 단순한 긍정적 사고를 넘어서, 신경과학적으로 입증된 메커니즘입니다. 2023년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긍정적 자기 대화를 6주간 지속한 그룹은 부정적 자기 대화 그룹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23% 낮았습니다(출처: 한국심리학회).

 

저는 이 대목에서 제 서울 생활 실패의 본질을 봤습니다. 당시 제가 매일 내뱉던 말들은 "안 돼", "힘들어", "불가능해" 같은 부정어였습니다. 제 뇌는 그 말에 맞춰 안 되는 이유, 힘든 조건, 불가능한 증거만 찾았던 겁니다. 반면 지금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데, 이는 제가 고향에 돌아와 "다시 시작하자", "할 수 있다"는 말로 바꾸면서부터였습니다.

 

강연자는 성경에서 하나님이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했듯이, 우리도 말을 통해 인생을 창조해 나간다고 역설합니다. 또한 그는 2010년 이후를 후기 정보화 사회이자 '꿈의 사회'로 정의하며, 다음과 같은 특징을 제시합니다:

  • 국가의 힘은 약화되고 기업과 개인의 힘이 강해지는 1인 기업 시대
  • 지식과 정보가 공유 자산이 되어 누구나 접근 가능한 환경
  • 나눔과 협동, 협력 그리고 감사의 회복이 핵심 가치로 부상

이는 실제로 2024년 현재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변화입니다. 유튜버, 인플루언서, 프리랜서 등 1인 기업가들이 급증했고, 과거처럼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만이 성공의 길이 아닌 시대가 됐습니다.


지난 시간들이 다 후회되지는 않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믿었던 그 마음만큼은 틀리지 않았으니까요. 다만 저는 환경의 벽이 아니라 제가 쌓은 마음의 벽과 싸워야 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시간도 나이도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만든 울타리를 벗어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제가 매일 내뱉는 말을 바꾸는 것, 제 안에 꿈의 장치를 심는 것입니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고향에 돌아와 다시 시작한 사람도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여러분도 각자의 인생에 17이든 다른 숫자든, 자신만의 꿈의 장치를 심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livewiki.com/ko/content/my-heart-an-unstopping-eng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