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2 이토록 위대한 몸 (수면의 비밀, 뇌 메커니즘, 40대 건강) 40대가 훌쩍 넘어서니 몸이 보내는 신호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처럼 하루 종일 농구장을 뛰어다니던 저는 이제 조금만 계단을 올라도 숨이 차고, 한 번 자리에 앉으면 일어서기가 귀찮습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늙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줄리아 엔더스의 『이토록 위대한 몸』을 읽고 나서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자연스러운 노화와 자기 관리의 차이, 그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격이 있었습니다.수면의 과학적 메커니즘, 깊은 잠과 렘수면의 차이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수면에 관한 설명이었습니다. 우리 뇌는 3억 년 전부터 진화해온 '늙은 뇌'(뇌간), 감정을 담당하는 '중간 뇌'(편도체), 그리고 추상적 사고를 담당하는 '신피질'(젊은 뇌)로 나뉩니다. 여기서 뇌간이란 호흡과 .. 2026. 3. 20. 안녕이라 그랬어 (가족의 의미, 계급의 선, 관계의 선택) 김혜란 작가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고 나니 제가 20년 전 여동생과 단둘이 살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계급 구조와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양면성, 그리고 진짜 관계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분명해진 우리 사회의 균열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입니다.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계급의 선과 그 폭력성소설 '홈파티'는 현대 사회의 계급 구조가 얼마나 교묘하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탁월한 텍스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계급(Class)이란 단순히 경제적 소득 수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자본(Cultural Capital)과 사회자본(Social Capital)을 포함한 총체적 위계 구조를 뜻합니다. .. 2026. 3. 20. 마지막 지도 제작자 (발견의 책임, 역사의 교훈, 선택의 무게)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세계지도를 펼쳤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작은 땅이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 작은 땅 위에서 수천 년의 역사가 흘렀고,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신화까지 탄생했다는 게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마지막 지도 제작자』를 읽으면서 저는 그때의 경험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지도 한 장이 담고 있는 무게, 그리고 그 지도가 만들어낼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발견의 이면에 숨겨진 어두운 역사이 소설은 지도에도 없는 전설의 땅 선돌랜드를 찾아 떠나는 항해로 시작됩니다. 왕국은 영토 확장과 새로운 자원을 원했고, 선장은 명예를 걸었으며, 주인공 사이에게는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신분을 얻을 기회였습니다. 저 역시 어렸을 때 모험 이야기를 무척 .. 2026. 3. 19. 로크의 시민정부론 (저항권, 사회계약, 자연상태) 권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이 차이가 생사를 가를 수도 있다는 걸 저는 어릴 때 직접 경험했습니다. 심장 수술이 필요했던 저는 돈도 연줄도 없다는 이유로 대학병원 의사에게 수술 기회조차 받지 못할 뻔했습니다. 그때 청와대에 연줄이 있던 이모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 주셨고, 덕분에 저는 살 수 있었습니다. 권력이 특권인 건 분명하지만, 그 권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1690년 출판된 로크의 시민정부론은 바로 이 권력의 정당성과 한계에 대해 말합니다.왕권신수설 비판과 자연상태의 의미로크가 시민정부론을 쓴 시대적 배경을 보면, 당시 영국에서는 왕의 권력이 신으로부터 온다는 왕권신수설(divine right of kings)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왕권.. 2026. 3. 18. 마담 보바리 (엠마 보바리, 욕망과 현실, 결혼생활) 결혼하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었죠. 그런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현실은 제 기대와 달랐습니다. 저는 은행에 모아둔 돈도 거의 없었고, 부모님이 마련해 주신 월세방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읽으면서 엠마 보바리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결혼생활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으니까요.엠마 보바리가 꿈꾼 이상과 마주한 현실엠마 보바리는 낭만소설(Romantic Fiction)에 심취해 있던 여성이었습니다. 여기서 낭만소설이란 19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감정 중심의 연애 서사를 담은 문학 장르를 의미합니다. 엠마는 이런 소설 속 주인공.. 2026. 3. 18. 천변풍경 독후감 (이발소, 부모님, 장애인) 이발소에서 일한 부모님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까요? 박태원의 '천변풍경'을 읽으면서 저는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겼던 제 아버지의 삶이 얼마나 특별한 것이었는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천변 이발소의 소년 재봉이 창밖 풍경을 관찰하며 사람들의 사연을 알아가듯, 저 역시 아버지 이발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엿보며 자랐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풍속도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과 욕망을 섬세하게 담아낸 인간 관찰의 기록입니다.이발소라는 공간,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무대천변풍경에서 이발소는 단순히 머리를 깎는 공간이 아닙니다. 소년 재봉은 이곳에서 민주사의 노년의 고독, 하나꼬의 협기, 한약국집 영감의 변화 같은 다양한 인간 군상을 관찰합니다. 여기서 '인간 군상'이란 사회를 구성하는 여러 계층과 성격.. 2026. 3. 18. 이전 1 2 3 4 5 ··· 9 다음